많은 호주 부모들은 높아지는 생활비, 끝없는 업무 스트레스, 그리고 학교·육아 일정에 치이는 일상 속에서 지쳐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가족들은 기존의 삶을 과감히 내려놓고, 아이들과 함께 세계를 여행하며 배우는 ‘월드스쿨링(worldschooling)’이라는 새로운 교육 방식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월드스쿨링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여행지의 문화·역사·환경을 직접 경험하며 배우는 실전형 교육 방식입니다. 최근에는 원격 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이 방식을 선택하는 호주 가족들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브래드와 니키 멈포드 가족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브래드는 과도한 업무로 번아웃 상태였고, 니키는 네 아이와 홈스테이 학생들을 돌보며 지쳐 있었습니다. 결국 가족은 호주 일주 여행을 시작했고, 그 경험이 계기가 되어 동남아시아로 이동해 월드스쿨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현재 이 가족은 베트남 중부에 머물며, 아이들이 직접 지역 커뮤니티 활동을 기획하거나 베트남전쟁 역사 현장을 방문해 배우는 등 실전 중심의 교육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멈포드 가족은 월드스쿨링이 “휴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삶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여행 중에도 집 구하기, 장보기, 일하기 등 일상적인 책임은 그대로 존재하며, 때로는 호주로 돌아가야 하는지 고민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호주와 비교했을 때 생활비가 훨씬 저렴한 베트남에서는 6베드룸·7욕실의 집을 주당 약 250달러에 임대할 수 있어, 가족은 현재의 소득으로도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멈포드 가족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4천만 명의 디지털 노마드가 존재하며, 팬데믹 이후에는 가족 단위의 노마드와 월드스쿨링 참여자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호주에서는 월드스쿨링을 위해 홈스쿨링 등록, 연간 여행 면제 신청*, 온라인 학습 계획 제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도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인 베서니와 리오 버틀러 가족은 유럽을 여행하며 창의적 가족 리트릿*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뉴캐슬 출신의 아이린 애벗은 아이들의 정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홈스쿨링을 시작했으며, 아이들의 행복과 안정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고 강조합니다.
아이린은 “AI 시대에는 단순 암기보다 소통·문제 해결·창의성·리더십이 더 중요하다”며, 월드스쿨링이 미래 교육에 적합한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연간 여행 면제(yearly travel exemption) 신청은 호주 부모들이 아이를 호주 학교에 계속 재학시키면서 해외 장기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허가받는 제도. 즉, 호주 교육부가 승인하는 ‘장기 해외 체류 허가’
*가족 리트릿(Family Retreat)은 여행지에서 가족 단위로 참여하는 창의·문화·교육 기반 프로그램으로, 부모와 아이가 함께 머물며 예술 활동·현지 체험·가족 관계 강화 활동을 진행하는 ‘체류형 크리에이티브 리트릿’ 모델을 의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