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달의 장막에서 솔로몬의 휘장으로

“솔로몬의 아가라.”

아가서는 이스라엘의 가장 지혜롭고 부유했던 왕 솔로몬이 지은 ‘노래 중의 노래(雅歌)’입니다. 그가 지은 수많은 노래 중 가장 아름다운 이 사랑의 노래를 예루살렘의 화려한 여인이 아닌, 시골의 한 여인에게 바칩니다. 바로 술람미 여인입니다.

오빠들의 양을 치고 포도원 농사일을 돕느라 햇볕에 까맣게 그을린 여인. 그녀는 스스로를 허름한 유목민의 천막인 ‘게달의 장막’에 비유하며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그대로 인정합니다. 세상 모든 것을 가진 솔로몬 왕은 대체 이 술람미 여인의 무엇에 그토록 깊이 빠져들었을까요?

답은 ‘제 눈의 안경’이라서 그렇습니다. 그저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조건과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거래지, 진정한 사랑이 아닙니다.

예루살렘 딸들아 내가 비록 검으나 아름다우니 게달의 장막 같을지라도 솔로몬의 휘장과도 같구나(아가서1:5)

왕의 사랑을 받는 이 여인의 자존감이 최고치에 다다릅니다. 사람의 시선으로 보면 부족하고 초라해 보일지라도, 왕의 눈에는 가장 귀하고 아름다운 존재입니다. 이 사랑을 받는 술람미 여인은 스스로 꾸미거나 증명하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왕의 가장 은밀하고 친밀한 침궁으로 이끄시며 최고의 노래를 불러 주시기에 자신의 출신과 외모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왕의 참사랑을 알아버린 여인은 그저 즐겁습니다. 율법과 종교의식에 익숙하고 세련된 예루살렘 여자들이 흘겨본 들 상관없습니다. 그들에 비해 자신이 얼마나 아름답고 품격 있는 존재인지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왕에게서 풍기는 향을 맡으며, 포도주보다 진한 사랑을 누리는 술람미 여인. 이 여인이 바로 우리이며, 교회입니다.

이 노래는 우리를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의 노래입니다. 주님은 아무 자격없는 우리를 조건 없이 사랑하시고, 세상의 기준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은혜와 사랑으로 품으십니다.

볼품없는 우리에게 ‘이유 없는 사랑’을 부어주시는 그리스도의 신비를 알게 하시려고, 하나님은 솔로몬 왕과 어울리지 않는 천한 수넴 여인의 사랑하게 하시고 그 이야기를 아가서로 기록하게 하셨습니다. 호세아 선지자에게 음녀를 아내로 삼으라 하심으로 세상과 간음하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아픈 마음을 전하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연약함과 상처와 부족함을 이미 아시면서도 여전히 우리를 부르십니다. 그리고 가장 친밀한 교제의 자리로 이끄십니다. 그 사랑은 세상의 그 어떤 포도주 같은 즐거움보다 깊고 풍성하며, 잠시 스쳐가는 인정이나 칭찬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영원한 만족을 줍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진정으로 누리는 사람은 더 이상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며 흔들리지 않습니다. 세상의 평가가 높아지거나 낮아져도 마음의 중심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가치는 사람들의 말이 아니라 주님의 사랑 안에서 이미 확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외적인 성공이나 실패에 지나치게 매이지 않습니다. 주님과 나누는 깊은 교제 자체가 가장 큰 즐거움이기 되기에, 스스로를 낮추는 열등감에도, 스스로를 높이는 교만에도 붙들리지 않습니다.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나를 보는 눈이 새로워지는 은혜를 경험할 뿐입니다.

내게 입맞추기를 원하니 네 사랑이 포도주보다 나음이로구나(아가서1:2)
왕이 나를 그의 방으로 이끌어 들이시니(아가서1:4)

왕의 초청으로 사랑은 시작되고 그의 아가(雅歌)를 쓰여집니다. 그 분의 이끄시는 손을 잡고 날마다 그분의 사랑의 노래에 반응하며 주님과의 깊은 교제가 있는 왕의 침궁-말씀의 지성소로 나아갑니다.

글 : 골드코스트 열방교회
담임목사 이애경 0412 362 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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